[에이블뉴스]시각장애인 우롱하는 대통령 선거

by 관리자 posted Dec 13, 200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점자형 선거공보 주먹구구식 제작…읽는 것 불가능
장애인단체들 "선관위, 최소한의 검수 조치도 없어" 


코앞으로 다가온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 시각장애인들이 제대로 참정권을 행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65조에 따라 제작되는 점자형 선거공보가 주먹구구식으로 제작됐기 때문이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장애인차별금지실천연대 등이 지난 12일자로 발표한 공동성명서에 따르면 점자형 선거공보를 제작한 후보는 12명 중 5명에 불과하다.

이중 2명의 후보는 천공방식으로, 3명의 후보는 부착식(약품 또는 화학물질을 이용한 점자생성방식)으로 제작했는데, 부착식 방식은 점자 돌출이 선명하지 않아 시각장애인계에서 점자제작법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간단한 점자명함 제작을 하는데 활용되는 수준이고 선거공보와 같은 긴 문장을 전달하는 제작접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공보물이 한국점자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어서 시각장애인을 고려해 만든 것이 아니라 생색내기에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 시각장애인들의 반응이다.

장애인단체들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참으로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면서 "과연 대선후보들이 자신들의 공약을 시각장애인에게 올바르게 알리려는 진정한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이 나라 시각장애인을 참정권이 있는 국민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장애인단체들은 이번 사태가 발생하게된 원인에 대해 "근본적으로 시각장애인의 점자생활이나 한국점자규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점자출판 비전문 업체에 의해 제작됐고, 점자형 선거공보에 대한 전문적인 교정이나 검수절차가 없었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선관위가 최소한 적합성 정도는 발송 전에 확인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관리책임이 소홀했다"고 꼬집었다.

장애인단체들은 "시각장애인의 올바른 참정권 행사를 보장받기 위해 점자형 선거공보나 점자투표 안내문 제작에 있어 첫째 부착식 방식을 금하고, 둘째 점자출판 전문업체에 의해 제작되어야 하며, 셋째 시각장애인계를 대표하는 기관에 의해 전문적인 교정이나 검수절차를 필하도록 강력히 제안한다"고 밝혔다.


▲현행 점자형 선거공보의 문제점

1. 코팅된 용지에 고형 점자를 사용하는 것은, 점자의 특성과 촉독 환경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제작법으로 코팅 용지에 점자를 사용할 경우에는 코팅제가 부서져 점자와의 혼돈을 야기함은 물론 점자를 제대로 인식할 수 없고 손에 땀이 날 경우에는 계속해서 점자를 읽을 수 없음

2. 공보물의 묵자 내용과 점자 내용이 일치하지 않거나 묵자로 게재된 내용을 너무 많이 줄여 점자로는 내용 전달이 잘 되지 않음

3. 점자는 점의 높이 약 0.25mm와 점의 굵기, 점간 거리, 점간 간격 등이 표준화되어 있는데 그 표준을 지키지 않음

4. 점자형으로 사용한 고형물이 제대로 굳지 않아 읽을 수 없는 부분이 있음

5. 최근에 개정된 한국점자규정을 준수하지 않음